
【서울=뉴시스】윤신근 원장 (수의사·윤신근박사애견종합병원) = 한국의 애완동물 성형수술이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6년 전 뉴시스 첫 보도 이후 최근 조선일보가 이를 트렌드로 전한 뒤 관련뉴스가 잇따르자 싱가포르의 170년 전통 유력지인 스트레이츠타임스가 필자를 인터뷰, 지난 6일자로 기사화하기에 이르렀다.
‘당신의 고양이를 위한 코 성형수술? 완벽해 보이네요’라는 제하의 글이다. 서울의 대학에 유학 중인 중국 여성(20)이 코막힘과 호흡곤란으로 고통받던 고양이에게 콧구멍을 넓히는 수술을 해주고 매우 흡족해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신문은 또 미국의 견주들이 애완견 성형수술비로 연간 6200만 달러(약 740억원)를 쓴다고 알렸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가정이 1000만 가구를 넘어선 한국에서도 성형수술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필자의 애완동물 성형수술 추천·옹호론만 전달한 것은 아니다. “주인의 만족을 위한 것일뿐”이라는 국내 동물보호단체의 비판도 함께 실었다.
싱가포르에서는 어떨까. 현지에서도 재건수술이 행해지고 있지만, 오로지 동물의 건강을 위해서라고 썼다. 재건과 성형, 아마도 수사(修辭)의 차이일 따름이리라. 우리나라 비영리 언론 ‘팩트올’에게 필자가 한 말을 재인용한다. 읽으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성형수술이) 개의 입장에서는 일거양득이다. 미용과 건강, 두 가지 다 얻을 수 있다. 과거에 많이 하던 귀·꼬리 자르기 수술은 미용목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10~20% 정도의 위생 목적도 있다. 꼬리가 길면 먼지도 많이 붙고, 상처 나기도 쉽다.”

“사람하고 개하고는 다르다. 단순비교가 안 된다. 사람들은 성형을 순전히 미용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사람이 예뻐지기 위해 턱뼈 깎는 수술을 한다고 해보자. 턱 깎는다고 해서 씹는 게 더 나아지진 않는다. 그런데 개의 경우에는 미용목적으로 하지만 건강이나 위생까지 챙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 입장에서 보고 ‘미용성형’으로 생각해서 반대하고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성형수술이 동물을 해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그렇게 따지면 전 세계적으로 도그쇼에 나오는 개들은 다 동물학대를 당하고 있는 건가? 걔네들 다 귀수술 한다. 쫑긋하게 보이기 위해서. 독일에선 귀수술 안 해주니까, 프랑스에 가서 하고 오더라. 그런데 거기서는 ‘저 나쁜 사람들’이라고 손가락질 안 한다.”
“동물학대 아니다. 수의학적으로 학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강아지에 문제가 있으면 메스를 대야 하는 거다. 동물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하는 게 학대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밥을 잘 줘야 된다. 털이 길어서 눈을 찌르면 미용도 해줘야 한다. 항문낭 같은 게 생겨서 개가 불편해하는데 수술 안 해주는 것도 학대다.” 02-2274-8558